2년 넘게 수염 제모했는데 아직도?

주변에 수염 제모를 2년 넘게 받고 있다고 말하면 크게 2가지 반응으로 나뉩니다. 10명 중 8명은 ‘우와, 매끈하네. 며칠 간격으로 면도해?’ 그리고 나머지 2명 정도는 ‘제모하는 데 2년 넘게 걸린다고?’ 서로 다른 반응에 따라 질문과 답변이 이어지는데요.

실제 주변 지인들에게 들었던 이야기와 실제 경험, 정보(지식)를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우선 아래 사진은 1회차 레이저 제모를 시작으로 11회차, 21회차 그리고 최근에 찍은 사진을 타임라인별로 비교했어요. 최근은 아마 26~27회차 시기인데, 중간에 포스팅을 건너뛰니 조금 가물가물합니다. 중요한 것은 제 인생 최초의 레이저 인중 제모 시작은 22년 2월입니다. 이때부터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4~5주 간격으로 방문했어요.

수염 제모 FAQ

1. 얼마나 걸려?

이런 질문을 들을 때 크게 2가지 생각이 듭니다. 시술 시간이 궁금한 건지?, 총 몇 회를 받아야 하는 건지(총기간)? 그런데 제모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면, 시술 시간을 궁금해하더라고요.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제모가 1회~6회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수염 제모에 대한 얕은 정보라도 있는 사람들은 기간을 물어보더라고요. 저는 그 시점마다 이야기를 해주는데요. 예를 들어, ‘난 지금 1년 정도 했어’, ‘이제는 2년 넘었어’ 이렇게 말입니다. 그럼 상대방도 제 인중과 수염 상태를 보면서 가늠하더라고요.

우선 시술 시간 자체는 1분 내외로 끝납니다. 제모를 받기 전이라면 이거 너무 짧은데? 조금 더 오래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1분도 깁니다. 세상이 멈춘 것 같아요. 왜냐하면 통증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통증이 덜합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눈물이 흘렀어요. 그 정도로 아팠어요.

그리고 기간에 대한 의견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어요. 인터넷 검색, 의사 선생님 상담, 메디컬 뉴스 내용을 종합해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염 상태를 봐야 합니다. 위 사진에서 저 정도의 모량이 빼곡하다면 2~3년은 생각하셔야 합니다. (처음 저에게 제모를 알려준 친구도 2년 반 정도 소요됐고 시간이 지나면서 1~2가닥 자라면 그때마다 레이저 시술하러 간다고 하더군요)

1회차 사진을 기준으로 저보다 모량이 적다면 짧은 시술 기간을 갖고 갈 수 있겠고요. 더 빼곡하고 범위가 넓다면 3년이 넘을 수도 있겠어요.

2. 얼마마다 가야 해?

다음으로 주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주기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가서 빠르게 수염 제모를 받고 싶은 심정은 아는데요. 병원에서 말하는 주기는 4~6주 간격입니다. 환자 관리 시스템이 있는 곳은 4주가 안 될 경우 예약도 받지 않더라고요. 언제 이후부터 레이저 제모 받을 수 있다고 알려주더군요.

그래서 저는 월 1회, 마지막 주 월요일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하나의 루틴을 만들었어요. 이렇게 하면 1년에 12~13회를 방문하게 되는데요. 주기와 시술 기간을 계산하기 쉬워서 편리했어요. 만약 여러분도 제모를 받을 계획이라면 월 단위 루틴을 만들어서 피부과에 방문하시는 걸 추천해요.

3. 비용은 얼마나 하냐?

기간과 용호상박을 이루는 질문은 수염 제모 가격입니다. 병원마다, 지역마다, 레이저 기기마다 조금 상이한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인중, 턱수염, 하관, 턱라인 등 세부적으로 부위를 구분하여 가격을 책정한 곳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다닌 병원을 기준으로 인중, 턱수염, 하관을 포함하니 1회당 비용은 5만 원 정도가 나왔어요. 병원에서 제시한 금액은 5회당 얼마 이런 식입니다. 회차와 시술 범위가 늘어날수록 금액이 조금 더 저렴해져요.

지금은 하관 수염은 완전히 제거했고요. 24년 들어서는 인중과 턱수염 부위만 제거하고 있는데요. 최근 5회 99,000원 결제했어요. 사실 평소보다 저렴하게 결제했어요. 이벤트 기간이었거든요.

요약하자면,

병원마다, 지역마다, 기기마다 가격이 천차만별
시술 부위마다 가격이 다르게 책정함

금액에 대한 인사이트는 베스트 글인 남자 수염 제모 17회차 후기 (클라리티2 레이저)에 적혀있으니 참고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간략하게 정리하면, 레이저 기기는 클라리티, 아포지, 젠틀맥스 선에서 선택하시고 금액은 저렴한 곳이 좋습니다. 시술자 숙련도나 병원 이름값도 좋은데요. 수염 제모는 장기 레이스입니다. 비용 부담을 1원이라도 줄이는 게 좋은 선택지입니다. 그리고 제모는 결국 장비가 하므로 오늘 처음 하는 선생님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4. 효과 없다는데?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효과 있는 거 같아? 그러면 어떻게 보이냐고 하면 지금은 좋아 보이는데 다시 자라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면 이때부터 일장 연설을 시작합니다.

효과 없다고 느끼는 인터넷 글을 보면 대부분 레이저 제모 회차가 적습니다. 절대적인 시술 회차가 짧다 보니 효과도 미미하다고 느낄 텐데요. 제모는 회차에 따라 비례하여 모량이 줄어들거나 모근이 얇아지지 않더라고요.

어느 순간 확 줄어드는 게 보입니다. 그리고 자라는 속도도 느려지고요.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수염이 더 빨리, 많이 자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건 수염이 자라는 특성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 등 생애주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장기 레이스인 것 같아요. 실제 제모를 완전히 끝낸 친구도 6개월에 한 번씩 1~2가닥이 자란다고 하더라고요. 이때부터는 주기를 넓게 두고 (6~12개월 정도) 정기적으로 시술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수염 제모 효과 없음이라고 말하는 분들에게 제 생각을 말하자면,

털 생애주기에 맞춰 그렇게 느낄 수 있다.
어느 순간 수염이 확 줄고, 자라는 속도가 늦어지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그때부터 희망이 보인다. 면도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겠구나!

5. 전하고 싶은 꿀팁이 있다면?

제모를 결심한 친구들에게 듣는 얘기가 있어요. 마취는 받고 해야 하냐? 그렇게 아프냐? 마취는 필수라고 꼭 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모량이 줄어들수록 통증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버틸 수 있는 수준이 되는데요.

그때부터는 시술 전에 조금 더 강도를 높여달라고 합니다. 화상에 대한 부작용으로 무작정 강도를 올리지 않지만, 이전보다는 조금 더 신경 써서 해줍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지나면 인중 내에서도 특정 부위만 제모가 잘 안되는 걸 느낄 수 있는데요. 이 또한 시술 전에 제모가 덜 된 부위에 손을 가리켜 신경 써서 조사해달라고 말합니다. 저의 경우 콧구멍 바로 아래와 입술과 가까운 부위에 몇 가닥이 제모가 더디더라고요. 그러면 보통 2~3회 집중적으로 해당 부위를 관리해 줬습니다.

정리하자면,

마취는 필수
통증을 견딜만하면 강도를 높이거나 1회 조사할 것을 한 번 더 해달라고 요청해 보기
특정 부위가 신경 쓰이면 콕 짚어서 말해주고 케어받기

이상으로 2년 넘게 수염 제모를 한 사람의 입장에서 주변에서 많이 들은 질문을 이야기 형태로 풀어 보았는데요. 이와 별개로 제모 후 주기적으로 후기를 정리하였습니다. 아래 목록을 보시고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 모발 성장주기에 관한 정보}